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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논평] 문화산업 성장전략을 넘어 문화민주주의의 길로 - 이재명 정부 1년 문화예술정책 평가와 민선9기 지방정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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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52회 작성일 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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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 성장전략을 넘어 문화민주주의의 길로
이재명 정부 1년 문화예술정책 평가와 민선9기 지방정부의 역할


문화산업 성장전략의 한계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문화예술정책은 중요한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정부는 문화예술과 콘텐츠산업을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영역으로 설정하고, ‘K-컬처 300조 원 시대’를 주요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문화예술을 산업, 외교, 관광, 지역발전, 국민 삶의 질과 연결되는 전략 분야로 인식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또한 창작, 향유, 예술인 복지의 필요성을 정책 언어로 반영하고, 청년 창작자 지원, 지역 순회 공연·전시, 문화향유 확대 등을 제시한 점 역시 긍정적 요소이다.
그러나 문화예술정책은 시장 규모와 콘텐츠 수출, 관광객 수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문화는 우열과 서열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감각, 기억과 표현이 공존하는 다양성의 장이다. 문화정책의 언어가 국가경쟁력과 산업 성과의 언어로만 구성될 때, 문화는 다시 시장 규모와 수출 실적, 관광 효과로 평가되는 위험에 놓인다. 문화산업의 성장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문화예술정책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K-컬처의 성과는 기초예술, 지역예술, 전통예술, 독립예술, 민중예술, 사회적 예술의 오랜 축적 위에서 가능했다. 풍물, 굿, 민족음악, 전통연희, 마당극, 지역 무형문화유산은 K-컬처의 뿌리이지만, 지역소멸과 고령화 속에서 전승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콘텐츠산업의 성장이 이 토대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문화예술정책은 뿌리 없는 성장전략에 머물게 될 것이다.

문화예술정책 전환의 방향 – 생태계, 문화자치, 권리보장, 사회적 예술
향후 문화예술정책은 세 가지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첫째, 문화산업 중심에서 문화예술생태계 기반으로 전환해야 한다. 창작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창작-유통-향유가 연결되는 생태계형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초예술, 지역예술, 전통예술, 독립예술, 사회적 예술을 공공성의 토대로 지원하고, 시민의 문화적 접근성과 문화권을 문화정책의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공연, 전시, 축제, 문화시설 운영 전반의 생태전환을 지원하고, 기후위기와 생태전환을 다루는 예술창작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중앙집중 행정에서 지역기반 복지와 문화자치로 전환해야 한다. 예술인의 삶은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창작공간, 주거, 건강, 돌봄, 일자리, 권리침해 문제 역시 지역 현장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예술인복지는 중앙에서 설계하되 지역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국가 단위 정책 설계와 기준 마련을 담당하고, 지역문화재단은 지역 예술인 실태조사, 복지 상담, 제도 신청 지원, 사각지대 발굴, 권리침해 1차 상담과 중앙기관 연계를 담당하는 전달체계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셋째, 예술인 정책을 복지와 권리 보장으로 체계화해야 한다. 예술인 복지는 소득, 사회보험, 건강, 돌봄, 주거, 생계 안정 등 삶의 안전망을 보장하는 정책이다. 예술인의 권리는 창작권, 예술노동권, 표현의 자유, 공정계약, 적정 보상, 권리침해 구제를 보장하는 정책이다. 복지와 권리를 구분해 정책 목표, 예산, 담당 기관, 평가 기준을 명확히 설계해야 한다. 예술활동증명 제도 개선, 예술인 기본소득형 창작안전망 연구와 시범사업, 예술노동의 불완전 노동·그림자 노동 인정, 표준계약과 적정 사례비 기준 마련, AI 시대 창작자 권리 보호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우리는 사회적 예술·사회참여 예술의 정책화를 제안한다. 한국 현대사에서 예술은 민주주의, 노동, 평화, 인권, 생태, 지역운동의 중요한 표현수단이었다.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예술은 정치적 부담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화적 자산이다. 2027년 6월 민주항쟁 40주년은 사회적 예술의 가치를 제도적으로 확인할 중요한 계기다. 사회적 예술 지원체계, 민주주의 예술 아카이브, 지역 사회적 예술 프로젝트, 6월 민주항쟁 40주년 기념 예술제는 문화예술정책을 산업정책에서 문화민주주의 정책으로 확장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민선 9기 지방정부, 문화자치로의 전환 필요
이제 7월 1일 민선9기 지방정부가 출범한다. 지방정부는 문화정책을 축제, 관광, 도시브랜드의 수단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지역문화는 주민 삶의 공공 기반이며, 지역 예술인은 지역사회 지속가능성을 만드는 핵심 주체다. 민선9기 지방정부는 지역문화재단을 보조사업 집행기관이 아니라 문화자치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 예술인, 시민, 청년, 소수자, 생활문화 주체가 참여하는 지역문화정책 협치 구조를 마련하고, 문화권, 문화다양성, 예술인복지, 생태전환 지표를 지역문화정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지역문화재단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예술인복지 전담기능과 권리상담 연계기능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문화정책의 목표는 ‘강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이 팔리는 문화, 더 많이 수출되는 문화, 더 많은 관광객을 부르는 문화만이 좋은 문화도 아니다. 문화정책의 목표는 다양한 문화가 존중받고, 시민이 문화권을 누리며, 예술인의 삶과 권리가 보장되고, 지역문화가 자치적으로 성장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민예총 정책위원회는 이재명 정부와 민선9기 지방정부가 향후 문화예술정책을 산업 중심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중앙집중에서 지역문화자치로, 시혜적 지원에서 예술인의 복지와 권리 보장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문화산업 성장의 구호를 넘어, 문화다양성과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문화예술정책의 전환이다.

2026년 6월 29일
한국민예총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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