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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제국의 위안부》 저자에게 공로상을 수여하려는 대한출판협회를 규탄한다! (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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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회 작성일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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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 저자에게 공로상을 수여하려는 대한출판협회를 규탄한다!

책은 진실을 기록하는 그릇이며, 기억을 보존하는 등불이다. ‘책의 날’은 그 숭고한 사명을 함께 다짐하는 자리다. 그런데 그 자리에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으로 규정하고, 일본군 지휘 아래의 강제연행은 없었다고 주장하여 피해자들의 통한을 왜곡하는 《제국의 위안부》 저자에게 특별공로상을 수여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세 겹의 모욕, 능멸, 그리고 배반이다.

첫째, 억울한 원혼과 아직도 생존해 있는 여섯 분을 비롯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이다. 나라가 지켜내지 못해 가장 비참한 희생을 당했던 그분들의 생애를 생각할 때 이 상은 살아 있는 증언에 칼을 꽂는 행위다. 그분들이 흘린 눈물과 주름진 손 위에 오늘의 우리는 어떤 얼굴로 설 수 있겠는가.

둘째,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던졌던 항일투사들의 넋에 대한 능멸이다. 압록강 건너 백두산을 향해 부른 <압록강 행진곡>의 울림이 아직도 들려온다. “등잔 밑에 우는 동포, 원수한테 밟힌 꽃포기”라 노래하던 그 시절, 온몸으로 싸웠던 선열들이 오늘의 이 수치를 보았다면 어찌 피눈물을 흘리지 않겠는가.

셋째, 책과 출판의 책무를 저버리는 배반이다. 반식민 독립투쟁, 반독재 민주화투쟁 속에서 피 흘리며 지켜낸 그 역사를 기억해야 할 책의 날에 전범국가 일본의 전쟁범죄를 옹호하는 책에 ‘공로’라는 이름을 바치는 것은 출판의 존재 이유를 뿌리째 흔드는 배반이다.

일제 식민지 초기에 나라를 구하려던 선조들이 읽은 책 중에 《월남망국사》라는 책이 있었다. 19세기 배트남 응우옌 왕조가 직면한 위기와 프랑스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이 소개되어 있는 이 책은 1906년 황성신문에 연재되고 순한글판으로 출간되어 당시 많은 지식인들에게 베트남 망국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1909년 일제 통감부의 출판법에 의해 ‘치안상의 이유’로 금서 처분됐다. 그 이후 대한민국의 출판은 언제나 시대의 진실을 증언하는 최후의 보루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기록한 증언문인 황석영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도 기억해야 한다. 그 비극적인 사건 직후부터 당시 신군부의 언론 통제와 왜곡 보도가 극심한 상황에서 작가 황석영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광주 학살의 진실을 찾아 생존자들의 증언을 수집하고 ‘문학’이라는 수단으로 담아냈다. 이후 복사본으로 떠돌며 '지하 베스트셀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여 읽었고, 1985년 5월 1일 출간되자마자 바로 금서가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사건의 기록을 넘어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기록물로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런 태도야말로 진정한 작가의 윤리이며 시대의 목격자로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반면에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는 어떠한가. 일제가 벌인 조직적 전시 성폭력 문제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하는 것조차 역겹다. 설혹 이 책이 법원에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들, 그것이 역사 왜곡의 정당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법정의 논리가 진실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학문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를 지켜냈다”는 미명 아래 상을 수여하려는 것은 진정한 자유의 이름을 모독하는 것이다.

우리는 엄중히 경고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이번의 수상 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대한출판협회는 역사 앞에, 피해자 앞에, 스스로의 자존 앞에 떳떳하려면 이 상을 수여한 결정에 대해 단호히 반대 의사를 밝히고, 박유하 교수와 그 출판사의 왜곡 행태를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자유는 누군가의 고통을 부정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피 흘려 쓰러진 선열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자유이자, 피해자들의 한 맺힌 절규 위에 세워진 자유다. 또한 책은 기억의 불꽃이다. 우리는 그 불꽃을 더럽히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 불꽃은 피해자들의 눈물이자, 항일투사들의 숨결이며, 대한민국 출판이 지켜온 긍지이기 때문이다.

2025년 9월 30일
한국민예총